2022_국립중앙박물관_1층 특별전시실_아시아를 칠하다10
<4.3. 조선후기 사회 변화와 나전칠기>
- 조선후기 상업경제가 발전하고 신분질서가 동요하는 변화의 시기였다. 나전칠기에서도 이러한 영향으로 몇 가지 변화가 관찰된다. 조선중기에 많이 보이던 회화적인 식물무늬보다 십장생이나 수복(壽福)무늬, 쌍한이나 원앙 등 자손의 번창이나 화목을 기원하는 길상무늬가 확연히 늘어났다.
나전철기의 사용계층도 이전보도 확대되어 팔 받침, 베갯모, 반짇고리 등 다양한 용도의 생활용품이 제작되었다. 또한 지방 향촌 지역의 가난한 선비도 칠기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다만, 재료인 옻칠과 자개가 여전히 비싼데다 제작공정도 까다로워 일반 서민계층까지 나전칠기를 사용할 정도로 확산되지는 않았고, 서민들은 비교적 하급의 옻칠이나 역청으로 마감된 기물을 사용하였다.
◆ 1. 나전 옻칠 매화 새 대나무 무늬 서류함
- 조선시대. 19~20세기 초
- 국립중앙박물관
- 전체적으로 검은색 옻칠을 하고 나전 기법으로 다양한 무늬를 표현했다. 조선후기에는 중기에 많이 보이던 모란꽃이나 포도 등의 회화적인 무늬보다 십장생이나 "수복(壽福)"무늬 등 길상무늬가 주류를 이루게 된다. 함의 옆면에는 "수(壽)"자를, 뚜껑 윗면에는 "복(福)"자를 중심으로 구름과 봉숭아, 학을 배치했고, 복주머니와 같은 무늬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모조법이 사용되었고, 무늬가 다시 형식화되었지만 회화적이면서도 서정적인 분위기가 남아 있다.
◆ 2. 나전 옻칠 십장생 무늬 함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귀금속이나 문서 등을 보관하던 함이다. 흔히 '가께수리'라고 한다. 나무로 만들어 옻칠하고 뒷면을 제외한 전체 면을 나전 기법을 사용하여 다양한 무늬로 장식했다. 덮개 위면에는 길상무늬를 중심으로 복숭아와 한 쌍의 새를, 앞면에는 각진 소용돌이 모양의 번개무늬로 둘러싸인 거북이 등껍질 무늬와 매화를, 오른쪽 면에는 소나무와 학, 사슴을, 왼쪽 면에는 대나무와 새를 표현했다. 장수를 기원하는 수복문과 사군자, 산수 등 여러 가지 무늬가 한데 어우러지는 조선후기 나전칠기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꽃잎과 잎은 모조법으로, 귀갑무늬와 산수무늬는 끊음질로 표현하였다.
◆ 1. 나전 옻칠 호랑이 무늬 베갯모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나무로 만들고 나전 기법으로 장식한 베갯모이다. 양 끝을 막아서 형태를 잡고 장식하는 역학을 하는 물건이다. 보통 두께 2cm로 원형으로 가공한 나무 판에 검은색 옻칠을 하고 나전 기법으로 각종 무늬를 장식했다. 소나무와 대나무를 배경으로 노니는 한 쌍의 호랑이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벽사의 의미로서 편안한 잠자리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외에도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는 원앙 한 쌍이이나, 자손의 번창을 상징하는 암수 봉황과 새끼 등을 표현하기도 하였는데, 대체로 모조법과 끊음질이 두드러지게 사용되었다.
◆ 2. 나전 옻칠 원앙무늬 베갯모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2. 나전 옻칠 봉황무늬 베갯모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4. 나전 옻칠 사물잠 문장 문갑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나무로 만든 나전 옻칠 문갑이다. 문갑은 사랑방과 안방에서 모두 사용하였던 가구로 장소에 따라 보관하는 물품이나 쓰임새가 조금씩 달랐다. 사랑방에서는 주로 문서나 문구용품을 보관했고, 안방에서는 여성들의 일상용품을 보관했다. 이 문갑의 앞면에는 자개로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로, 말하지도 말고, 움직이지도 말라[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四物'에 대한 글이 행서체로 장식되었고, 양 옆면에는 초서체로 장식되었다. 윗면에는 산수와 누각 속 인물을 정교한 끊음질로 표현하였다.
# 시잠(視箴)
心兮本虛 應物無迹(심혜본허응물무적)
操之有要 視爲之則(조지유요시위지칙)
蔽交於前 其中則遷(폐교어전기중칙천)
制之於外 以安其內(제지어외이안기내)
克己復禮 久而誠矣(극기복례구이성의)
心兮本虛하니 應物無迹이라
操之有要하니 視爲之則이라
蔽交於前하면 其中則遷하나니
制之於外하여 以安其內니라
克己復禮하면 久而誠矣리라
마음이란 본시 비어있는 것이니 외부 사물에 반응하면서도 흔적은 없는 것이다.
마음이 그것을 바르게 잡아두는 것에 요령이 있고, 보는 것이 그렇게 하는 법칙이 된다.
눈앞이 여러 가지로 가리어지면 그 속 마음은 곧 옮아가게 된다.
외부에 대하여 제어함으로써 그 내부를 안정시켜야 한다.
자신을 극복하고 예로 되돌아가게 한다면 오래도록 성실하게 될 것이다.
# 청잠(聽箴)
人有秉彛 本乎天性(인유병이본호천성)
知誘物化 遂亡其正(지유물화수망기정)
卓彼先覺 知止有定(탁피선각지지유정)
閑邪存誠 非禮勿聽(한사존성비례물청)
人有秉彛는 本乎天性이언마는
知誘物化하여 遂亡其正하나니라
卓彼先覺은 知止有定이라
閑邪存誠하여 非禮勿聽하나니라
인간에게는 꼭 지켜야 할 떳떳함이 있어야 하니 그것은 천성에 근본을 두는 것이다.
다만 사람의 지각이 사물의 변화에 유인되어 그 올바름을 잃게 되는 것이다.
탁월하였던 저 선각자들은 지각을 선의 경지에 머물게 하여 안정시켰도다.
사악해짐을 막고 성실한 마음을 존속시켜서 예가 아닌 것은 듣지도 말아야 하느니라.
# 언잠(言箴)
人心之動 因言以宣(인심지동인언이선)
發禁躁妄 內斯靜專(발금조망내사정전)
矧是樞機 興戎出好(신시추기흥융출호)
吉凶榮辱 惟其所召(길흉영욕유기소소)
傷易則誕 傷煩則支(상이칙탄상번칙지)
已肆物忤 出悖來違(이사물오출패래위)
非法不道 欽哉訓辭(비법불도흠재훈사)
人心之動이 因言以宣하나니
發禁躁妄이라야 內斯靜專하나니라
矧是樞機라 興戎出好하나니
吉凶榮辱이 惟其所召니라
傷易則誕하고 傷煩則支하며
己肆物忤하고 出悖來違하나니
非法不道하여 欽哉訓辭하라
사람의 마음의 움직임은 말을 근거로 하여 밖으로 선포되나니
말을 할 때 조급하거나 경망스러워지는 것을 막음으로서 속 마음은 고요하고 한결같게 된다.
하물며 이것은 사람들의 중요한 계기를 만드는 것이니 전쟁을 일으키기도 하고 우호로 나아가게도 하는 것이다.
사람의 길흉과 영욕은 오직 말이 불러들이는 것들인 것이다.
말을 지나치게 쉽게 하면 불성실하게 되고 지나치게 번거로이 하면 지리멸렬하게 되고
자기 멋대로 말하면 사물과 어긋나게 되고 도리에 어긋나는 말을 하면 위배된 보답이 오게 되
나니 법도에 어긋나는 것은 말하지 말고 공경하도록 해야 한다.
# 동잠(動箴)
哲人知幾 誠之於思(철인지기성지어사)
志士勵行 守之於爲(지사여행수지어위)
順理則裕 從欲惟危(순리칙유종욕유위)
造次克念 戰競自持(조차극념전경자지)
習與性成 聖賢同歸(습여성성성현동귀)
哲人은 知幾하여 誠之於思하고
志士는 勵行하여 守之於爲하나니
順理則裕요 從欲惟危니
造次克念하여 戰兢自持하라
習與性成하면 聖賢同歸하리라
명철한 사람은 일의 빌미를 알아서 그것을 생각에 정성스럽게 하고
뜻있는 선비는 행동에 힘써서 올바른 도리를 지키는 일을 실천한다.
올바른 이치를 따르면 여유가 있게 되나 자기 욕망을 따르면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다급한 순간이라도 이것을 잘 생각하여 두려워 조심하면서 스스로를 지탱하라.
습관이 본성을 따라 이룩되면 성현들의 경지에 같이 귀착하게 된다.
◆ 1. 나전 옻칠 안경집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나전으로 표면을 촘촘하게 장식한 안경집이다. 조선시대 안경집은 나무, 물고기 가죽, 종이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었으며, 안경의 착용이 늘어남에 따라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이 유행했다. 이 안경집은 납장한 원통형으로 정교한 끊음질 기법을 사용하여 여닫는 곳과 테드리에 번개무늬를 둘렀다. 나머지 공간의 한쪽 면에는 귀갑무늬를, 다른 쪽 면에는 파도의 포말을 형상화한 무늬를 촘촘하게 표현하였다.
◆ 2. 나전 옻칠 베개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3. 나전 옻칠 베개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4. 나전 옻칠 "수(壽)"자 무늬 문갑
- 조선시대. 19~20세기
- 국립중앙박물관
- 각종 문자 무늬로 장식한 문갑이다. 윗부분에는 3개의 길상무늬를 중심으로 모란꽃과 넝쿨 중기 등을 표현했고, 앞면 가장자리에는 번개무늬를 두르고 전서체로 글씨를 표현하였다. 옆면에는 각각 "壽"자와 "福"자를 전서체로 표현하고, 주변에 여러가지 장식 요소들을 배치했다. 줄음질을 적적히 사용하여 글자의 형상에 맞게 자개를 가공한 솜씨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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