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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산이/ 詩와 꽃

시와 꽃_버들강아지_버드나무_수양버들

by isanjo 2023. 7. 22.

# 시와 꽃_버들강아지_버드나무_수양버들

 

버드나무과에 딸린 낙엽 교목으로, 온대 지방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란다. 줄여서 버들이라고 부른다. 한자로는 ’ ‘高麗柳라고 한다. 한자로만 보면 유()는 관목을 가리키고 양()은 교목을 가리키지만 통용하여 楊柳라고 쓴다. 물가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수향목(水鄕木)이라고 하며, 생약명으로는 청명류(淸明柳)라고 하는데 아스피린의 주원료로 쓰인다. 꽃은 보통 버들개지라 하며, 강아지의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보통 버들강아지라고도 부른다.

버드나무는 종류는 높게 자라는 수양버들[능수버들]개수양버들왕버들과 떨기로 자라는 갯버들새양버들고리버들이 있다. 수양버들은 줄기가 적갈색이며 개수양버들은 황록색을 띤다.

버드나무의 종류에는 이름만 들어도 웃음을 자아내는 왕버들, 족버들, 능수버들, 용버들, 여우버들, 떡버들, 호랑버들 등이 있다. 수양버들[垂楊]은 글자 그대로 가지가 아래로 드리워진 버드나무이다. 주로 개천가나 연못 등에 많이 심는다. 새양버들은 가지가 검고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가꾼다. 키버들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으로 일반 버드나무와 달리 잎이 마주나기 때무에 구분하기가 쉽다. 키버들의 종류는 개키버들, 무늬개키버들, 당키버들이 있다. 키버들의 어린 가지로는 고리나 키, 광주리 등 그릇 생활용품을 만들기 때문에 키버들고리버들이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키나 버드나무는 우리나라중국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가 어릴 때 미루나무또는 美柳나무라고 불렀던 포플러도 양버들과 함께 서양 버드나무의 일종이다. 동요 중에 미류나무 꼭대기에 조각구름 걸려 있네/솔바람이 몰고 와서 걸쳐 놓고 도망 갔데요라는 내용의 제목이 바로 미류나무이다.

 

 

갯버들은 봄에 가지에 물이 한창 오르면 잘라서 껍질을 살살 돌려서 껍질과 나무를 분리한 후 껍질을 원하는 크기에 맞게 자른 후 한쪽의 겉껍질을 벗긴 후 혀[]를 만들어 입으로 쓴 물을 여러 번 뱉어내고 불면 소리가 난다. 길이가 길면 탁한 소리가 나고 길이가 짧으면 맑은 소리가 난다. 피리처럼 표면에 작은 구멍을 뚫어서 소리를 조절하기도 한다. 표준어로는 호드기라고 하며 사투리로는 호디기’ ‘호두기’ ‘횟대기라고 하며, 한자로는 유적(柳笛)’이라고 한다.

민간에서는 학질이 있는 사람의 나이만큼 버들잎을 따서 봉투에 넣고 피봉에 유생원댁입냅(柳生員宅入納)”이라고 써서 대로에 버리면 학질이 낫는다고 전한다.

 

버드나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고려 태조 왕건이 신혜왕후를 만났을 때도 등장하며, 조선 태조 이성계가 둘째 부인인 신덕왕후를 만났을 때도 등장한다. 신덕왕후가 시냇물을 떠서 이성계에게 줄 때 그릇에 버들잎을 띄우자 그 지혜를 높이 평가하여 왕비로 맞았다고 전해진다.

 

# ‘에 꽃[]이 포함된 화류(花柳)’와 화류계(花柳界), ‘에 길[]이 포함된 노류(路柳)’는 위의 내용과 그 상징성이 사뭇 달라진다. 버들이 순수하고 청순한 느낌이라면 이라는 글자가 포함되면서 이성적인 사랑에서 감각적인 사랑으로 바뀌게 된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성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을 그린 󰡔춘향전(春香傳)󰡕에 잘 묘사되어 있다.

 

 

<버드나무와 관된 어류>

버드나무와 관련된 어류는 크게는 세 종류이만 속칭이 매우 많다. 첫 번째, 금강모치이다. 금강모치는 한국이 원산으로 속칭이 금강뽀돌개, 연준모치, 수땅버들치, 버들쟁이, 산버들치, 산피리, 버드랑치, 버들피리, 버드쟁이, 용버들쟁이, 청산피래미, 청피리 등 다양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부분 버드나무와 관련이 있는 이름이다. 주로 한강, 금강, 대동강, 압록걍 등의 최상류의 깊은 산속의 찬 시냇물에서 서식한다. 두 번째, ‘몰개이다. 몰개 역서 한국의 고유종으로 속칭이 큰버들붕어, 날피리, 눈쟁이, 보리피리, 쌀고기, 왕눈이 등이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유속이 느린 하천의 중하류에 서식한다. 세 번째, ‘버들치이다. 원산지는 중국, 한국, 일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유속이 느린 하천의 중상류에 서식한다.

 

<버드나무와 관련된 동물>

버드나무결등불나비, 버드나무독나비, 버드나무박나비, 버드나무-벌레, 버드나무새나비, 버드나무서리밤나비, 버드나무-잎벌레, 버드나무좀, 버드나무-하늘소, 버드나무혹파리

 

# <속담>

<개가 콩엿 사 먹고 버드나무에 올라간다> 어리석고 못난 사람이 감히 할 수 없는 일을 하겠다고 큰소리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우리나라의 옛문헌에는 한 여름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버드나무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내고 버드나무를 통해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사람과 이별하는 정한을 토로한 글들이 많이 남아 있다.

<버드나무 식재와 관련된 내용>

# 󰡔포은집(圃隱集)󰡕「개주관의 버드나무[蓋州館柳]에도 객관을 지을 때 버드나무를 심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보인다.

 

객관 짓고 이어서 버드나무 심으니 / 築館仍栽柳

일산을 기울인 듯 문에서 맞이하네 / 迎門似蓋欹

봄 뜰에는 짙은 녹음이 가득하고 / 春庭濃綠滿

여름 평상에는 선들바람 불어오니 / 夏榻嫩涼吹

역마는 여기 와서 나무에 비비고 / 驛騎來磨樹

행인들은 어여뻐서 가지를 꺾네 / 行人愛折枝

고을 백성이 좋게도 가꾸어 놓아 / 州民好封植

사신이 이곳에서 즐겁게 노니네 / 天使此游嬉

 

서형수(徐瀅修)󰡔명고전집(明臯全集)󰡕「식목실총서(植木實總序)에는 경모궁(景慕宮)에 심은 아름다운 나무 중에 매화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와 함께 버드나무[]가 포함되어 있다. 다른 곳의 버드나무와 마찬가지도 이 버드나무 역시 그늘과 함께 아름답게 하늘거리는 경관을 위해 심은 수양버들로 보인다.

 

 

<이별과 관련된 내용>

이별시의 대명사로 꼽히는 정지상의 송인(送人)󰡕에서도 버드나무는 이별과 만남의 상징으로 많이 묘사되고 있다. 조선 중기의 문신 최경창과 관기(官妓) 홍랑의 사랑 이야기에도 버들 관련된 슬플 이야기가 전한다. 최경창은 북도평사(北道評事)의 임무를 띠고 함경도 경성에 있을 때 홍랑과 깊은 사랑에 빠졌다가 얼마 후 최경창이 임기를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가게 되자 관기인 홍랑은 그를 배웅하며 버들가지를 꺾어 주면서 시 한 수를 전한다.

 

산 버들가지 골라 꺾어 임에게 드리오니

주무시는 창가에 심어두고 보옵소서

밤비 내릴 때 새잎이라도 나거든 날 본 듯 여기소서

 

용재(慵齋) 성현(成俔)󰡔허백당시집(虛白堂詩集)󰡕「양류사(楊柳詞)에서도 이별할 때 버들가지를 꺾어 준 고사를 인용하여 대동강에서 친구와 이별하는 정한을 이야기하고 있다.

 

올해는 몇 명이나 버들가지 꺾을런가 / 不識今年幾攀折

행인들 가지 꺾어 각자 손에 쥘 테지만 / 攀折行人分在手

나누어 손에 쥔들 무슨 소용 있겠는가 / 分在手可奈何

해마다 이별 눈물 강물 위에 떨어지니 / 年年別淚添江波

강 남쪽과 북쪽에도 버들이야 없으랴만 / 江南江北豈無柳

이곳의 버들처럼 근심 많진 않으리라 / 不如此柳愁緖多

 

 

<버드나무를 통해 족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

# 목은 이색의 󰡔목은시고(牧隱詩藁)󰡕에는 바람에 쓰러진 버드나무를 통해 인생을 재미있게 비유한 시()가 실려 있다. 이색은 병서(幷序)같은 제목을 통하여 지금 죽은 버드나무의 가지 여러 개 심어서 많은 버드나무가 늘어나는 것처럼 내가 죽어도 자손은 늘어나겠지만 몇 대만 지나도 나의 조상이 누구인지를 모를 수 있다면서 족보(族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버드나무의 고마움을 읊은 내용>

정몽주의 󰡔포은집(圃隱集)󰡕「길가의 버드나무[路傍柳]에서도 한여름 행차에 쉴 곳도 없고 시냇물은 뜨거워 발을 담글 엄두도 내지 못하였는데 역참 주변에 버드나무가 있어 아주 시원하게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 보인다.

 

나의 행차 불볕더위 무릅쓰니 / 我行觸炎熱

한낮 되자 화염이 이글거리네 / 日午火焰揚

길은 멀고 말은 나가지 않는데 / 路遠馬不進

물을 붓듯 땀이 절로 쏟아지네 / 揮汗如翻漿

……

넓은 들엔 한 치의 나무도 없고 / 廣野無寸樹

시내가 있으나 끓는 물 같도다 / 有川如沸湯

숨을 헐떡여도 쉴 곳이 없어서 / 喘息無處歇

목을 빼고 멀리 서로 바라보니 / 引領遙相望

……

둥글둥글한 몇 그루 버드나무 / 團團數株柳

저 역참 길가에 모여 있구나 / 在彼驛路傍

달려와서 그 아래서 쉬노라니 / 走來憩其下

맑은 바람이 내 옷에 불어오네 / 淸風吹我裳

 

 

유희춘의 󰡔미암집(眉巖集)󰡕「버드나무 숲을 지나다가[過柳林]에는 그늘을 만들어 주던 버드나무가 도끼에 의해 상처 난 것을 애처로워하는 내용이 실려 있고, 송시열의 󰡔송자대전(宋子大全)󰡕「버드나무의 녹음을 읊어 유원에게 보이다[詠柳下綠陰示有源 戊辰六月]에는 매우 상식적인 내용이지만 버드나무가 습한 곳에 알맞으며 6월이나 가지가 드리워져 그늘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서형수의 󰡔명고전집(明臯全集)󰡕에도 길을 걸을 때 그늘을 제공하는 좋은 버드나무의 고마움을 강조하였다.

 

 

<버드나무의 아름다움을 읊은 내용>

 

# 정몽주의 󰡔포은집(圃隱集)󰡕「회동관의 버드나무[會同館柳]에도 회동관(會同館)에 심은 버드나무의 푸르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리고 있다.

 

홍무 초년에 심은 버드나무 / 洪武初年種

우뚝 높아 상림에 닿아 있네 / 亭亭接上林

새로 난 가지는 푸른 기와를 지나고 / 新梢過碧瓦

푸른 잎은 화려한 비녀를 덮고 있네 / 綠葉蔭華簪

난새와 봉황이 춤추며 성대히 모여드니 / 舞集鸞凰盛

비와 이슬이 크게 생장시켰기 때문일세 / 生成雨露深

내가 와서 성덕을 노래하느라 / 我來歌聖德

나무를 돌면서 한번 읊조리네 / 遶樹一沈吟

 

 

 

 

<버드나무의 효용을 읊은 내용>

김성일의 󰡔학봉일고(鶴峯逸稿)󰡕에는 시냇가에 있는 죄 없는 나무를 나무꾼이 자른 것이 자신이 대신 힐문하고 있다. 이 내용 역시 시냇가에는 버드나무가 잘 자라는 곳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다. 또한 버드나무의 효용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나쁜 대 만 줄기를 잘라내 버린 / 惡竹斬萬竿

두로의 소견 응당 잘못된 거네 / 杜老見應錯

하물며 난 문 앞 막지 아니했는데 / 況我非當門

대우함이 어쩜 그리 박절도 한가 / 待之何太薄

 

󰡔학봉일고(鶴峯逸稿)󰡕에는 위의 내용과 반대로 정자 앞에 있는 버드나무가 경치를 구경하는데 방해만 된다고 가차 없이 베어버리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버드나무는 나무 자체를 중하게 여긴 것이 아니고 나무가 있는 곳에 달려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문 가리면 난초조차 베어 내는데 / 當門蘭可剪

버드나무 베면서 뭘 머뭇거리나 / 斫柳更何疑

뚫리고 막힘 잠깐 사이 일인데 / 通塞須叟事

어찌하여 사람들은 그걸 모르나 / 如何人不知

 

 

 

<고향을 그리하는 내용>

정몽주의 󰡔포은집(圃隱集)󰡕에는 수양버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언급하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으로 묘사하였다.

 

강남의 버드나무여 강남의 버드나무여 / 江南柳江南柳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황금빛 실이로다 / 春風裊裊黃金絲

강남 땅 버드나무 빛은 해마다 좋다마는 / 江南柳色年年好

강남 땅 나그네는 어느 때에나 돌아갈까 / 江南行客歸何時

 

오건(吳健)󰡔덕계집(德溪集)」「다섯 그루 버드나무의 봄[五柳春]에는 도연명을 삶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읊었다.

 

푸른 연기 엷게 드리웠는데 버들가지엔 봄이 와서 / 靑煙淡淡柳絲春

취한 눈으로 보니 새로 난 가지 가늘고 길구나 / 醉眼看他裊裊新

거문고는 줄이 없고 두건은 갈건을 썼는데 / 琴是無絃巾是葛

녹음 짙은 곳에 사는 이 사람 누구인가 / 綠陰深處是何人

 

 

윤기의 󰡔무명자집(無名子集)󰡕에는 집 옆에 다섯 그루 버드나무를 심고도연명을 생각하며 자신도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을 노래한 시가 있다.

 

옛날 오류선생이란 유명한 분 계시어 / 五柳先生古有名

오류의 높은 풍범 지금까지 맑아라 / 高風五柳至今淸

그분 따라 문 앞에 다섯 버들 심어보지만 / 學種門前今五柳

그 옛날 오류선생께 몹시 부끄럽구나 / 多慙五柳古先生

 

 

 

<버드나무를 여인에 비유한 내용>

󰡔무명자집(無名子集)󰡕에는 하늘거리는 버드나무 가지를 미녀가 춤추는 모습을 빗대어 묘사하였다.

 

하늘하늘 엉킨 연기 아리땁기 그지없이 / 縈煙裊娜不勝嬌

누대와 여염집 곳곳에서 흔들리니 / 舞榭粧樓處處搖

미인들이 질투하여 죄다 꺾지 않을까 / 却恐佳人妬盡折

눈썹 같은 가는 잎과 허리 같은 가지들 / 葉如眉細枝如腰

 

 

<요절한 아들을 버들잎에 비유한 내용>

󰡔무명자집(無名子集)󰡕에는 다른 나무보다 이른 봄에 일찍 물이 올랐다가 모든 초목이 한창 자라기 시작하는 초여름에 이미 시들어 잎이 떨어지는 버드나무를 보고 요절한 자신의 아들을 그리워하지만 끝내는 사물의 흥망성쇠를 초월한 듯 슬픔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한여름엔 천도가 형통하여 / 盛夏天道亨

머리숱처럼 무성해야 하거늘 / 鬱茂如髮鬒

저 높은 버드나무를 보니 / 覽彼高柳樹

내 마음이 안타깝다 / 我心爲之愍

영화를 누린 지 그 얼마뇨 / 榮華曾幾時

잠깐 동안을 견디지 못하네 / 須臾不能忍

뜨거운 오뉴월에 / 炎熱五六月

홀로 잎이 다 져서 / 獨自凋零盡

누런 잎에 바람 살랑 불자 / 輕風吹黃葉

분분히 형세 점점 긴박하네 / 紛紛勢轉緊

허공에 아! 낙엽들 휘날리니 / 空嗟衆蘀漂

더 이상 하늘거릴 실가지 없구나 / 無復千絲引

천성이 유약한데다 / 禀質旣荏染

일찍 물오르는 게 또 일찍 시들 조짐이지 / 早綠又兆眹

 

괴롭게도 사물마다 명이 다르니 / 物命苦不均

천리로나 밝게 기준해야지 / 天理昭可準

만사가 모두 이러하니 / 萬事固如斯

달관한 사람은 불쌍히 여기지 않나니 / 達人還不憫

추운 겨울 만목이 요락한 뒤 / 寒天搖落後

사방 둘러보며 씨익 웃노라 / 四望堪一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