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화_백매(白梅)
<梅花> 이인로(李仁老)
고야처럼 하얀 꽃 눈으로 만든 옷과 같고 姑射氷膚雪作衣
새벽이슬 맺힌 꽃잎 옥구슬 머금은 듯 香唇曉露吸珠璣
세속의 꽃들이 붉게 물든 것을 싫어해서 應嫌俗蘂春紅染
천상을 향해 학을 타고 날아가려 하네 欲向瑤臺駕鶴飛
- 작은 화단에 핀 백매. _매화나무_매실나무
봄에는 꽃들이 만발한다. 봄꽃은 대부분 잎보다 꽃이 먼저 핀다. 온 산을 덮은 진달래가 그 자태를 뽐내고, 담장의 개나리도 세상에서 가장 밝은 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꽃이 진 진달래와 개나리는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봄에 꽃이 폈던 개나리를 겨울에 보면 그 나무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을 못할 정도로 말이다.
봄에 매화는 꽃의 색깔에 따라 크게 紅梅와 白梅로 나뉜다. 붉은색에도 진분홍과 연분홍 등이 있고, 하얀색에도 순백색과 사과나 자두의 꽃처럼 연녹색을 띠는 것도 있다. 요즘은 연분홍과 흰색의 교배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색깔의 매화가 많다. 이 詩에 등장하는 매화는 당연히 白梅이다.
이 詩의 1구에서는 고야산에 산다는 신선을 등장시켜 얼음처럼 하얀 신선의 피부를 백매의 꽃송이에 비유하여 매화의 하얀 색깔을 연상할 수 있게 하였다. 수천수만 개의 매화가 핀 나무가 함박눈으로 만들어진 하얀 옷이라니 아름답지 않은가. 2구에서는 꽃잎에 있는 이슬이 아침 햇살에 비쳐 영롱한 구슬처럼 빛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매화가 지고 나면 진달래ㆍ명자나무ㆍ철쭉 등 진분홍의 꽃들이 뒤를 이어 화려하게 등장한다. 3구에서는 白梅가 이런 세속의 꽃들은 붉어서 싫어한다는 설정을 주어 그들과 같은 시기에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4구에서는 白梅의 꽃잎이 떨어져 날리는 모습을 보고 다른 봄꽃들과 만나기를 꺼려서 신선이 사는 하늘나라로 날아가려 한다고 의인화하여 마무리하고 있다. 이 詩를 읽으면 봄에 가장 먼저 핀 하얀 매화를 구경하러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어진다. 詩中畵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 고야(姑射): 고야는 막고야산(藐姑射山)에서 산다는 신선을 가리킨다. 살결은 눈처럼 희고 얼굴은 처녀처럼 아름다우며 바람과 이슬만 마시고 산다고 한다. 《莊子 逍遙遊》
* 요대(瑤臺): 아름다운 옥으로 꾸민 신선이 산다는 천상의 궁궐을 가리킨다. 〈李白 淸平調詞〉
- 이 매화를 보고 벗꽃이라고 굳게 믿은 사람도 있었다.
- 등 돌린 매화. 방향이 인도와 반대 방향으로 피어 있어 그냥 뒤태만 찍었다..
- 가지가 빨랫줄처럼 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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