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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산이/ 詩와 꽃

연꽃_Indian lotus

by isanjo 2023. 8. 18.

# 연꽃_Indian lotus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 자라는 연은 사찰의 연등 모양인 Indian lotus로 물에서 꽃이 피는 수련(睡蓮)과는 다른 종이다.

연꽃은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로 연(), 뇌지(雷芝), 택지(澤芝, 연하(蓮荷), 연화(蓮花), 하화(荷花), 만다라화, 수단화(水丹花), 수지단(水芝丹), 염거(簾車), 부용(芙蓉) 등이 있으며, 별칭으로 정우(淨友)라고 한다. 󰡔산림경제󰡕에서는 연()의 잎을 하(), 열매를 연(), 뿌리를 우(藕), 꽃봉오리를 함담(菡萏), 그 꽃을 부용(芙蓉)이라고 하며 총칭해서 부거(芙蕖)라고 하였다.

꽃이 지고 생기는 열매의 덩어리는 연밥 또는 연방(蓮房)이라고 하며, 열매는 연실(蓮實), 연자(蓮子), 연자심(蓮子心) 뿌리는 연근(蓮根)이다. 생약명은 석련자(石蓮子), 고의(苦薏), 백련자(白蓮子), 라고 불린다.

 

중국과 우리나라에서 연꽃은 진흙 속에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더러운 연못에서 깨끗한 꽃을 피운다 하여 예로부터 선비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또한 불교에서는 연꽃이 속세의 더러움 속에서 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과 극락세계를 상징하는 꽃이다. 민간에서는 연꽃을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 부인의 의복에 연꽃의 문양을 새겨 넣었으며, 입춘(立春) 날 대궐 전각의 기둥에 연꽃과 연잎의 무늬를 그린 종이에 써서 붙였다.

 

연은 원래는 연못이나 강에서 자라는 식물이지만 요즈음 논밭에서서 대량으로 재배하기도 한다. 연꽃은 7~8월에 피는데 색상은 연분홍과 흰색, 연분홍과 흰색이 섞인 색 등이 있다. 몽우리에는 4~5개의 연녹색 꽃받침이 달려 있다. 꽃이 지면 연녹색의 연밥이 생기는데 그 속에는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24개 정도의 열매가 자란다. 연녹색 연밥이 갈색으로 변하기 전에 쪼개서 어린 연씨는 껍질을 까서 먹으면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이다. 익은 연씨는 통으로 밥을 할 때 넣기도 한다.

연잎을 비를 맞아도 물에 젖지 않고 방울이 지면서 잎 가운데로 모인다. 연잎에 쌀을 넣고 쪄서 밥을 짓기고 하는데 이를 연밥이라고 한다. 󰡔산림경제󰡕에는 연자(蓮子)와 연근(蓮根)이 마름 등과 함께 구황 식품에 포함 되어 있다.

 

연꽃은 삼국사기에는 보이지 않으며, 󰡔三國遺事󰡕23, 󰡔高麗史󰡕에는 자가 86회가 나오나 대부분 사찰이름과 지명이며 실제 연꽃은 내용은 󰡔삼국유사󰡕8󰡔고려사󰡕2회이다. 위의 자료에 근거로 할 때 삼국시대에도 연꽃을 심은 것으로 보이나 꽃의 색상이나 특징에 대한 언급은 없다.

 

# ‘연꽃의 고어인 녓곶1517년에 간행된 󰡔번역박통사󰡕에 처음보이며, 사투리는 북한 지방의 넌-, -, -3종뿐이다.

 

조선시대 효종 연간에 전동흘(全東屹)이 평안도 철산부사로 지내면서 계모의 흉계로 원통하게 죽은 사건을 처리한 내용을 소설로 쓴 󰡔장화홍련전󰡕에 나오는 동생의 이름이 홍련이 바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분홍 연꽃인 紅蓮이다.

 

 

 

<한국문집총간>에는 연꽃이 포함된 제목은 121건인데, 이 중 이색의 󰡔목은시고󰡕26, 󰡔사가시집󰡕14건으로 3분의 1을 차지한다. 󰡔목은시고󰡕에는 법화사(法華寺)에 백련(白蓮)과 홍련(紅蓮)이 함께 핀 내용부터, 푸른 연잎이 맑은 도랑물에 비치는 장면을 보기 위해 길손들이 분주하게 말에서 내리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또 연꽃을 감상하느라 점심과 저녁을 먹고 밤이 뒤서야 집으로 돌아온 내용과 연꽃을 좋아하는 이유는 색()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덕을 기리기 때문이며, 속은 비었지만 밖은 곧은 자세를 칭찬하였다. 연꽃을 의인하여 쓴 시에서 연꽃은 자신의 주렴계 정도는 되어야 친구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떻게 목은 선생이 끼이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면 처량해 하는 연꽃의 대답이 재미나게 표현되어 있다.

 

서거정의 󰡔사가시집󰡕에서는 복사꽃과 오얏꽃은 붉고 향기로운 연꽃에 비교할 수 없으며, 비가 오는 날 수많은 연꽃이 물과 함께 출렁이며 꽃향기 풍기는 장관에 넋을 잃고 석양이 질 때까지 지팡이를 짚고 구경하였으며, 온 골짜기에 풍기는 연꽃의 향기에 모란도 자신이 화왕이 된 것을 부끄러워할 지경인데 어떻게 장창종(張昌宗)이 연꽃보다 아름답고 했는지 양재사(楊再思)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하였으며, 좋은 꽃을 오래볼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늘에 고하는 내용도 보인다. 󰡔지산집󰡕에는 큰 연잎들이 거울처럼 맑은 수면을 가려주어서 자신의 하연 머리가 물에 비치지 않게 되었다는 내용도 있다.

 

 

연꽃을 군자에 비유한 이야기

󰡔목은시고󰡕에는 꽃 중에 군자와 비슷한 것은 오직 연꽃이라고 하였으며, 군자의 좋은 짝이 바로 연꽃이며 연꽃은 상제와 하늘과 같다고 하였다. 김육(金堉)󰡔잠곡유고󰡕에도 연못에 핀 연꽃이 바로 군자이니 굳이 나를 찾는 이 없다고 안타까워할 필요하고 없다고 하였으며, 최립(崔岦)󰡔간이집󰡕에는 물 위에 갓 핀 부용이 한번 방긋 웃자 천하의 꽃들을 압도한다며 이것이 바로 군자의 품격인데 누가 여기에 비하겠냐고 반문한다.

 

연꽃의 아름다운 이야기기

성현)󰡔허백당시집󰡕과 윤기(尹愭:1741~1826)의에는 화창한 날씨에 곧게 자란 연잎이 온 연못을 덮고 그 사이로 연꽃이 피어 녹색과 붉은색이 조화를 이루는 정경을 묘사하였다. 김성일의 󰡔학봉집󰡕에는 붉은 연꽃을 저녁노을이 질 때 붉게 물든 구름에 비유하며,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연꽃 향기가 몸에 남아 있다고 하였다. 권필(權韠)󰡔석주집󰡕에는 연의 장점을 열거한 후, 그 이유는 식물 잎이 좋으면 꽃이 별로고 잎이 좋으면 꽃이 별로인데 연꽃은 꽃과 잎이 모두 좋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유(張維:1587~1638)󰡔계곡집󰡕에도 연꽃의 아름다운을 구구절절 지나칠 정도로 묘사하였다.

 

사람들 현란한 꽃들 좋아하지만 / 人愛衆卉茂

나는 청수(淸秀)한 연꽃 호감이 가네 / 我憐芙蓉淸

깊은 못 속에 뿌리 박고 우뚝 나와서 / 亭亭出深沼

물에 씻긴 그 모습 난간을 둘러쳤네 / 濯濯當回楹

가냘픈 연잎 줄기 곧추 서 있고 / 纖莖立更直

간들간들 꽃가지 기울지도 않는구나 / 危朶高不傾

속에서 우러나는 그윽한 연꽃 향기 / 馨香匪外襲

농염한 자태 역시 자연스럽기 그지없네 / 穠艷眞天成

후조는 꽃이 없어 못내 아쉬웁고 / 後凋惜無華

벽선은 그저 자신만 꼿꼿한데 / 碧鮮徒自貞

부용은 참으로 군자와 같은지라 / 亮比君子德

미인의 정 여기에 붙임이 마땅하리 / 宜寄美人情

 

이행(李荇)󰡔용재집󰡕에는 우거진 연잎 사이에 아직 피지 않은 붉은 몽오리가 올라오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줄기 속은 비었지만 단단한 줄기를 진흙이 해칠 수 없으니, 사람들이 연꽃을 사랑하는 것은 단지 향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서형수(徐瀅修)󰡔명고전집󰡕에는 수면에만 떠 있는 부평과 봄에만 피는 복사꽃을 언급하며 연꽃의 홀로 아름다운 연꽃이야 말고 그 누가도 꾸밀 수 없는 순결한 바탕을 지녔기 때문에 주렴계가 연못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고 읊었다.

이수광(李睟光)󰡔지봉집󰡕에는 연잎이 돋은 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백옥 같은 하얀 연꽃이 피는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이 그려져 있다.

 

 

 

동이에 연꽃을 키는 이야기

유몽인(柳夢寅)󰡔어우집󰡕에는 화분에서 연꽃을 키우는데 화분마다 성장하는 것이 다 달라서 어떤 화분은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가 하면 어떤 화분에는 줄기만 나오고, 어떤 화분은 싹 자체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면서 내년에 꽃이 피는 것을 기다리고 싶지만 사실 자신이 내년에 어떻게 될 수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비를 맞은 연꽃 이야기

서거정)󰡔사가시집󰡕에는 지난밤 거센 바람에 꽃잎이 절반이나 사라진 것을 보고 아쉬운 한 내용과 이수광(李睟光)󰡔지봉집󰡕에는 연꽃이 세찬 비를 맞고 스러진 연꽃은 붉은 색을 띠지 못하고 푸른 잎사귀만 남아 있는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과 그러나 아쉬워하지 않고 꽃이 지면 맺힐 열매를 기다리는 기쁨도 함께 그려져 있다.

 

연잎에 떨어지는 물방울

성현의 󰡔허백당시집󰡕과 아침 이슬이 연잎에 떨어지며 연잎을 구르며 뭉쳐서 작은 물방울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옥빛 그릇서 진주로 변한다고 재미나게 표현하였으며, 유몽인(柳夢寅)󰡔어우집󰡕에도 연잎에 떨어져 뭉친 물방울 작은 별이 반짝이는 것 같고, 연잎을 살짝 누르면 땅으로 쏟아지는 모습을 잘 묘사하였다.

 

 

 

연실에 대한 이야기

󰡔사가시집󰡕에는 가을바람에 비까지 내려 꽃잎은 지고 향기는 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연밥 속에 솟아난 가운데 박힌 연실(蓮實)을 구경하는 내용이 있으며, 김종직의 󰡔점필재집󰡕에는 덜 익은 연실의 껍질을 벗기고 입에 넣고 싶을 때 씁쓸한 맛을 표현하였다.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그냥 아삭아삭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 쓴 것은 큰 장애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작가는 연실의 싹 부분이 엄청 쓰다고 표현했으나 어디까지 시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연꽃 그림에 대한 이야기

정약용의 󰡔다산시문집󰡕에는 부용꽃 그림이 있는 병풍에 시당(是堂)의 유헌(兪憲)의 운을 차해서 쓴 화제시에 연꽃의 꾸밈없는 자태를 칭찬하며 진흙에서 떠나와 이 병풍에 있는 것이 너무 기쁘니 굳이 강 건너로 꽃구경 하러 갈 필요하게 뭐 있겠냐고 하였으며, 임금이 하사한 김홍도의 연꽃그림 부채를 받기 지은 기문에서 활짝 핀 연꽃 한 쌍()과 아직 피지 못한 것 세 송이가 있는데, 잎의 전체가 보이는 것이 5개이고 겹쳐서 반만 그린 것이 3, 오그라져서 축 늘어진 것이 1, 위로 말아 올라간 것 2개가 있다고 기록하였다.

 

󰡔선화봉사고려도경󰡕에는 연꽃 모양 술잔이 묘사되어 있는데, 술잔 뚜껑에 갓 피어나는 연꽃의 모양이 조각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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